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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

삶의 인생 "절해고도"

by 큰섬바위 2024. 2. 2.

 

소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야. 막힌 길도 아니고.” 촉망받는 조각가였던 윤철은 아내와 이혼 후 지방 소도시에서 무엇이든 납품하는 인테리어 업자로 살고 있다. 윤철에게는 지나라는 딸이 있는데 그녀는 아빠를 닮아 미술에 재능을 보인다. 어느 날 지나의 고등학교에서 윤철에게 호출이 오고 기괴하고 어두운 그림을 아무 데나 그리며 문제아로 낙인찍힌 지나는 미대 진학을 포기한 채 갑작스레 출가를 선언한다. 윤철 또한 바람처럼 자신에게 불어온 여자 영지를 만나 예측하지 못한 사랑에 빠진다. 생의 길목에서 한 선택들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그리고 우리는 어디에서 다시 만나게 될까. 절망의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던 당신에게 도착한 마음의 필적 인생이라는 협곡, 나라는 절망, 다시 여기라는 절경 ‘절해고도’

 

오랜만에 영화를 멍하니 계속 본 것 같다.

절해고도가 무엇일까

누구나 생각할 듯하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절해고도의 해답을 찾으려고 필사의 노력을 할 것이다.

윤철은 예술인이지만 가족을 사랑한다.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지극히 딸은 많이도 아끼고 사랑하는 것 같다.

어느 날 지나(딸)의 문제로 학교를 방문하고 우연히 절친을 만난다

절친의 사실 고백을 듣고 윤철은 부모의 책임으로 자신의 딸이 삐딱한 것이 아니라 절친의 가슴 아픈 쓴소리에 더 반항적이라고 자기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듯한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윤철은 담임선생님의 충고를 오히려 딸아이의 그림 실력이 뛰어나다는 동문서답으로 회피를 한다.

참 이상한 설정이지만 이해는 간다.

오히려 윤철, 자신의 딸아이가 가진 예술적 재능을 불량한 학교생활을 무마시키려는 자신과의 야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윤철이라는 인물의 아버지 마음이 얼마나 자식에게 애절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국 지나는 자신의 정체성을 학교에서 찾지 못하고 방황을 하다 출가를 하게 된다.

한편 윤철은 친구의 도움으로 청강을 하게 된 수업에서 시간강사인 영지를 만나게 되고 이상한 질문을 한 이유로 저녁을 함께 하게 되면서 서서히 잔잔하게 서로 이 마음을 만들어가는 사이를 가지게 된다.

영화를 보며 느끼는 점이지만

사람이 어떤 고난과 역경의 과정을 겪게 된다고 해도 어느 사이에 사랑이 찾아오는 법칙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윤철은 찾아온 사랑에 부담감이 생겼는지 아님 자신의 처지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는지 아니면 지나(딸)의 방황과 반항이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을 하는지는 몰라도 영지에게 별다른 사정도 말하지 않고 베트남으로 출국을 하게 되고 다시 돌아왔을 땐 무척이나 화가 난 영지에게 이해할 만한 말도 못 한 체 이번에 영지를 떠나보내게 된다.

극도로 자신의 삶의 피폐함을 깨달은 윤철은 오래된 자신의 차를 타고 바뀌어버린 자신의 삶을 포기해버리려고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이승과의 끈질긴 생명줄에 윤철은 낯선 낚시꾼에게 발견되어 생명을 구하게 된다. 삶이 대부분은 비슷한 것이 아닐까 극도의 죽음 앞에서 새롭게 깨닫게 되는 편안함이랄까. 삶이 바뀌어간다. 내려놓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절에서 생활하는 지나를 만나고 지나 옆에서 절의 궂은일을 하면서 딸아이와 점점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는 윤철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느 정도 삶이 자리를 찾아간다고 할까. 오히려 시청하는 관객으로부터의 안도감을 이끌어내는 마법이 발휘가 된다.

 

가끔이 절에 올라와 필요한 것도 사다 주고 손봐야 할 궂은일도 도맡아 하면서 삶이 점점 녹아들아가고 있다.

하지만 다시 비참해지지는 않지만 가슴 한 컷에 남아있었던 영지 그 영지의 소식을 듣게 되는데......

 

스포 때문에 내용은 여기에서 줄일까 한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게 되는 그 질문 왜 사는가?

아님 인생은 무엇인가? 아님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런 질문들을 생각해 보게 만들다.

지나의 출가가 썩 나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밝아진 지나의 모습이 더 예쁘다. 마음도 더 성숙해지고 자신의 선택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이제 지나에게도 있다.

윤철의 삶은 잔잔하면서 모나지 않았으면서 그냥 그 말투 하나하나에서 편안함이 스며져 느껴진다.

윤철과 국숫집에 앉아서 국수를 먹으며 대화를 해보고 싶어진다고 할까

왜일까

내가 어느새 절해고도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영상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고 자주 끊어지는 느낌이 있다고 불평을 할 수는 있으나 난 그런 투박스러운 영상이 오히려 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윤철의 삶을 곱씹어 보기도 하고 영지와의 사랑이 완전해지기를 고대해 보기도 하지만

영화는 영화다.

생각이 깊어진다.

그리고 인생이 막막해진다.

슬픔이 있어도 슬프지 않고

안타까움이 있어도 안타깝지가 않다.

그곳에 그 삶에 그 인생에 다 적합한 행복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를 봐서 먹먹할 수도 있지만 영화를 봐서 내 삶과 인생을 뒤돌아보게 된다. 아니 곁눈질로 살짝 들춰볼 수 있는 것 같아 내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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